고운님 오시는 길
그냥 본문
무작정 좋아지는 사람도 있더라. 아무 생각 없이 같이 걷고, 같이 밥 먹고, 같이 차 마셨을 땐 몰랐다. 그냥 싫지 않은가 보다 생각했다.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좋은 거였다. 이 나이엔 홀딱 넘어갈 정도로 눈에 콩깍지가 씌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좋아지는 거더라.
같이 밥 먹고 차 마셔도 끝내 아무 생각 들지 않는 사람도 있고, 누군 그렇게 좋아진다. 천천히 스며들듯 좋아져서 생각만 해도 함빡 웃음이 나는 사람이 있다. 그래도 여기까지. 그렇게 누군가 사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된 것만으로 만족하고 더 큰 욕심은 접기로 한다.
좋은 것을 얻으면 더한 고통도 따라 오는 법이니까 얻으려고 애쓰진 않겠다. 그냥 이대로 서서히 멀어진 시간과 함께 흘러가게 두어야겠다. 더 가까이 손 내밀고 싶은 사람을 언젠가 만나기를 바랄 뿐.